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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해원을 치유해 주는 엄마의 레시피를 함께 맛보다.
한국에서는 공무원 시험이 한 때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불안정한 고용시장에서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고 연금 혜택까지 있기에 몇 년이 걸리더라도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률이 보여주듯 1년 만에 합격하는 이가 있는 반면, 5년이 지나도 낙방하는 젊은이들도 많았습니다. 고시촌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하루종일 공부만 하며, 혹 주변 친구들이 사기업 취직에 성공하고 열심히 경력을 쌓아나가는 동안에 매년 시험에서 떨어지는 젊은이들은 결국 포기하고 본가로 내려가거나 다른 일을 찾거나 했습니다.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젊은 친구들이 많이 거주하는 고시촌은 쪽방처럼 방 한 칸을 두고 생활합니다. 해원은 이보다 조금 큰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며, 길거리에서 밥을 먹어 시간을 절약하고 낮에는 공부 야간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시험공부에 매진했지만, 결국 낙방을 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녀와 달리 시험에 합격한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배가 고파 고향인 시골로 돌아오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초록색으로 가득한 시골과 달리 회색 시멘트 속에서의 도시 생활은 육체적으로 느끼는 피곤함과 매일같이 받는 정서적 상처로 해원을 지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본가인 시골집에 도착한 해원은 냉장고 사이에 껴있던 엄마의 레시피를 우연히 발견하고 어릴 때 만들어 먹었던 요리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고향에서 정착해서 농협에 다니고 있는 어린 시절의 친구 미주와 해원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직장생활을 버리고 시골로 돌아와 과수원을 운영하는 재하를 불러 종종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해원은 자연의 품에서 위안과 새로운 시작을 찾습니다. 그녀가 단출하지만 추억이 가득한 시골집에 정착하면서, 영화는 우리를 변화하는 계절의 아름다움과 시골 생활의 단순함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만들어 줍니다. 영화에 나오는 요리의 특징은 채식주의자인 감독의 영향으로 육식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장소에 따라서 다양한 추억여행으로 아름답게 담아내며, 해원이 자신과 친구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은 사랑을 표현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며 삶의 작은 즐거움에서 만족감을 찾는 매개체가 됩니다. 작은 텃밭을 가꾸고 제철 식재료를 찾아다니며 느릿느릿 살아가는 모습은 관객이 자급자족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합니다.
일본 원작과 다른 한국 버전만의 독특한 감성과 따뜻한 영상미가 인상적이다
원작은 모리 주니치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로 여름과 겨울 편으로 나뉩니다. 한국과 일본의 주인공 모두 도시에서 시골 복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이 영화의 줄거리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과 일본의 각 버전은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과 다른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판과 일본판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 중 하나는 문화적 배경과 미학에 있습니다.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이 한국 각색 작품은 한국 시골 마을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집, 지역의 관습, 그리고 독특한 요리의 즐거움과 함께 한국 농촌 생활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주인공의 내면의 성장에 중심을 두었다면, 모리 주니치 감독이 연출한 일본 원작은 일본 시골 풍경과 주인공이 음식을 설명하고 만드는 것이 중심입니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각 주인공의 '엄마의 레시피'입니다. 일본판에서 엄마는 감정적으로 먼 존재로, 엄마가 떠난 집에서 음식을 하는 주인공 이치코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보다 음식의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을 더 상세하게 전달하는데, 흡사 음식 다큐와 비슷합니다. 반면 한국판에서는 '엄마의 레시피'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 해원은 엄마가 알려준 레시피에서 본인만의 버전을 만들어내며 어릴 적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억해 내고 내적인 성장을 이룹니다. 영화의 마무리 또한 한국 버전은 잠시 쉬고자 시골집으로 돌아온 해원이 꿈을 이루고 되돌아온 엄마를 맞이한다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지만, 일본 버전은 이치코가 새로운 가정을 꾸려 시골집에 정착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내가 해원이라면 어땠을까?
시골의 단순함과 자연을 품은 따듯한 영화입니다. 관객을 자연의 고요한 아름다움과 일상의 단순함으로 초대하고 서정적인 영상은 영화적 보석입니다. 혜원의 담백하면서도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통해, 영화는 우리에게 자연에서 위안을 찾고, 음식을 통해 우리의 몸과 영혼을 살찌우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기쁨을 줍니다. 영화적 따뜻함은 엄마의 레시피에서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극 중 해원에게 단단히 디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싶었던 엄마는 해원이 속상할 때면 마법과 같은 음식을 종종 앞에 내놓습니다. 달콤한 디저트 크렘브렐레가 그러했고 추운 겨울밤을 춥지 않게 보내게 해 준 식혜와 막걸리, 달면서 고소한 양파와 감자빵이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향긋한 봄내음이 가득할 때 해원이 만든 꽃잎 파스타와 숨 막히게 더운 여름, 농사일한 후 들이키는 얼음 동동 띄운 오이 콩국수는 눈과 입이 즐거운 음식들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도시생활의 화려하면서도 냉정한 세상을 살아낼 때,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속도를 늦추고, 삶의 단순한 즐거움을 찾아서 감사해하며, 자기 발견과 내적 성장을 독려합니다. 사시사철 변화하는 시골 풍경과 시골 사람들의 매력 속에서 혜원은 진정한 행복이 외적인 성취가 아닌 내면의 평화와 만족을 찾는 데 있다는 것을 결국 알게 되었듯이, 영화는 자연이 치유하고 활력을 되찾는 힘과 변화와 개인의 성장을 포용하는 의미를 감성적으로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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