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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기의 우주의 모습은 어떨까? 다양한 종족과의 교류를 꿈꾸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는 2017년 개봉된 SF영화로 감독은 레옹으로 유명한 뤽 베송입니다. 주연배우로는 피폐미남으로 유명한 데인 드한(발레리안)과 영국 귀족 출생 모델로 데뷔한 카라 델레바인(로렐린)인데요, 원작은 피에르 크리스티나의 프랑스 SF만화 '발레리안과 로잘린'입니다. 한국에서는 좀 생소할 수 있는 프랑스 만화가 원작인데, 그 이유 때문인지 관객의 호불호가 완전히 갈렸습니다. 네이버평점 8.10으로 비교적 높지만 관객수는 51만 명으로 집계되어,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수를 보유한 아바타의 1/20 수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아바타와의 비교가 되는 까닭은 영화 채널에서 발레리안을 소개할 때에 레퍼런스로 아바타와 스타워즈가 언급되곤 했었기 때문입니다. 발레리안은 SF라는 공통점으로 비교대상이 되었으나 흥행수익이나 대중들의 호응은 결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아바타가 압도적인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발레리안의 시대적 배경은 28세기 우주로 지구의 인간을 비롯해 수천 종의 외계종족이 평화롭게 살고 있고 문화적 교류와 소통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인류는 국제행성연합을 형성하여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고, 조사하는 업무를 하게 되는데 이 연합의 요원이 발레리안과 로렐린이며, 그 둘은 파트너로서 연합의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우주의 많은 센터 중의 하나인 알파센터에는 수천 개의 행성들이 통합되어 하나의 거대한 우주도시를 이룬 곳이나 다름없습니다. 영화 소제목인 천 개 행성의 도시가 바로 이 알파센터에 모인 행성들을 의미합니다. 이곳은 다양한 외계 생물과 문화들이 공존하는 놀라운 장소입니다. 그렇기에 연합 요원인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신비롭고 미지의 도전들은 천 개나 되는 각각의 행성에서 파생된 문화의 영향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리안 행성의 빅마켓에서 컨버터가 거래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구출하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지의 외계 종족과 마주하게 되다던지, 밀수나 다름없는 거래에서 다양한 무기를 컨트롤하는 장면들은 SF를 사랑하는 영화팬들에게 선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컨버터를 구출하라는 연합의 미션과 방해하는 미지의 외계종족. 그리고 내부의 적에 맞서는 발레리안과 로렐린의 모험을 상상 속의 외계 문화를 펼쳐 보임으로써 아주 흥미롭게 담고 있습니다.
같은 SF장르로 아바타와 비교당하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는 소개될 때마다 같은 SF장르인 영화 아바타와 비교가 되면서 자주 언급이 됩니다. 발레리안의 주요 스토리는 자연을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종족이 기술적(금속)으로 진보한 종족(인간)한테 파괴당하고 자원을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다는 전개로 진행되는데, 이는 아바타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바타의 나비족과 발레리안의 뮐족은 서로 비슷한 파란색 피부를 가졌고, 팔다리가 길쭉하여 외형적으로도 조금 닮았습니다. 다만 배경이 발레리안이 개봉했을 당시 아바타는 숲을, 뮐행성은 바다라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바타의 나비족은 착취를 당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뮐족은 그들의 아름다운 행성이 인간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어 소수만이 살아남았고, 그마저도 우주에서 떠돌이 신세였습니다. 그리고 피신하지 못한 많은 동족이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그 들 중에 있었던 미처 탈출하지 못한 뮐 공주의 간절한 메시지가 발레리안에게 닿게 되면서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다가갑니다. 이렇듯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영화가 비교되는 주요인은 인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이 파괴되어 버린 뮐종족의 생김새가 아바타의 나비족의 비슷하고, 주요 소재가 자원의 파괴, 착취, 환경 보호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겹쳐지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구해지는 서사를 갖고 있는 아바타와는 달리, 뮐종족을 구하는 건 작은 동물인 컨버터입니다. 컨버터는 뮐행성을 구하는 존재로, 그 생김새는 귀여운 개미핥기 같고 크기는 토이 푸들정도 됩니다. 아주 특이한 점은 행성의 자원이 진주인데, 뮐족은 이 진주를 연료로 쓰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며, 행성을 건강하게까지 해주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컨버터는 한 개의 진주를 삼키면 몇 백의 진주를 만들어내는 아주 소중한 동물이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인간으로 인해 행성이 파괴될 때 딱 한 마리만 살아남게 되었고, 그 한 마리를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우여곡절 끝에 구합니다. 그리고 아바타와 가장 큰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션의 진실은 불법으로 파괴된 행성의 비밀까지 움켜쥐고 있는 작고 신비로운 동물을 연합의 사령관이 본인의 죄가 드러날까 싶어 요원들에게 미리 컨버터를 구출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이걸 모른 채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컨버터를 연합 사령관에게 받치기 위해 빅마켓에 가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제5 원소에서 보여준 화려한 영상미의 뤽 베송 감독
호불호가 명확하기 갈리고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안타까운 작품을 사랑한 사람들 중에는 저도 있었습니다. 뤽 베송 감독의 영화를 즐겨 보진 않았지만 28년 전 작품인 레옹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화자가 되고 있죠. 비교적 최근이라 하지만 몇 년 전 무한도전에 가수 아이유 씨가 마틸다를 콘셉트로 연예인 박명수 씨와 듀엣으로 곡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5 원소의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레옹과 마틸다를 창조한 감독의 새로운 SF는 대중들이 충분히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오프닝이었습니다. 오프닝 때 흘러나오는 Space Oddity ( ost. David Bowie)를 배경음악으로 75년 미국과 소련의 우주인들이 우주에서 만나는 장면을 시작해 세계 각국의 만남, 더 나아가 다양한 외계종족들과의 만남을 가능케 한 알파 우주 정거장이 스크린에 거대하게 펼쳐질 때, 웅장하게 확장되는 세계관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까맣고 무중력의 세계에서 화려한 조명과 미래의상들, 그리고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다양한 외계종족들은 관객의 시선을 끌고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를 기대하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어쿠스틱 버전의 Ost. Space Oddity의 선택 또한 탁월했습니다. 화려한 영상 대비 건조하지만 잔잔하게 시작되는 ost는 1975년으로부터 450년이 지난 후, 인간 외의 여러 종족이 함께하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했을 때 클라이맥스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음악과 함께 벅차오르는 감동은 저만 느꼈을까요? 그 뒤로 또 한 번 놀라게 한 화려한 영상은 뮐 행성이었습니다.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해변과 반짝반짝 빛나는 진주들은 진주족으로 불리는 종족의 터전이었는데요, 여기서 마지막으로 생존한 동물이 바로 컨버터입니다. 진주족의 생김새는 신비하고 또 선합니다. 자연을 침략하고 파괴하는 지구의 인간들과 달리 진주족은 뮐을 사랑하고 삶의 터전을 개발하는 것보다 순환하는 방법을 알고 순응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의 색감 또한 빠뜨릴 수 없는 매력 중에 하나인데, 따듯한 색감인 파스텔 계통을 많이 사용했고, 바다조차 차갑고 무섭다는 느낌보다 예쁘고 빛나며 따뜻할 것만 같습니다. 그러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행성이 인간들이 개발한 무기에 한순간에 파괴되는 장면은 무분별한 수확과 기후 위기로 병들어간 바다의 데드존(산호초가 전멸한 곳)을 연상케 합니다. 제5원소의 쨍한 주황색 머리와 붕대로 감긴 여주인공이 그러했듯 뤽 베송 감독의 뮐 행성은 신비롭고 예뻤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뤽 베송감독의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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