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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 미스 홍당무.

안면홍조증에 모든 이에게 비호감인 하지만 눈길이 가는 그녀는 누구일까?

영화 '미스홍당무'의 주인공인 양미숙은 같은 직장 동료인 서종철선생을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모의 여교사 이유리선생이 나타나면서 미묘해진 그 둘의 관계를 깨뜨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훼방을 놓는 이야기입니다. '미스홍당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주인공인 양미숙은 안면홍조증을 앓고 있는데, 이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처하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 양볼이 빨개지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고등학교 러시아어 선생으로 재직하고 있었으나, 구조조정으로 영어 과목을 맡게 되면서 영어를 못하는 영어 선생으로 부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비호감만 얻고 있는 양미숙은 서종철 선생과 이유리를 떼어놓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유리에게 접근합니다. 그러면서 우연찮게 같은 목적을 지닌 학생 서종희를 만나게 되고, 이 둘은 곧 전우애를 연상시킬 정도의 각별한 사이가 됩니다. 양미숙이 서종철선생을 짝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영화 후반부에 펼쳐지는데 과거 서종철은 양미숙이 다닌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었습니다. 고아이면서 안면 홍조증과 부끄러운 성격 탓에 반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항상 겉돌았던 양미숙은 수학여행에서도 혼자인 자신을 유일하게 챙겨준 선생님을 짝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선생님만이 미숙에게 관심을 주었고, 그러한 관심은 늘 그림자처럼 외롭게 생활하던 그녀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상처받고 외로운 양미숙과 사랑스럽고 예쁜 이유리의 대조적인 모습을 감독은 코믹스럽게 풀어냈고, 모든 일의 원인인 서종철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임이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집니다. 그리고 그의 딸이 서종희였으며, 서종희는 본인의 아빠와 이유리가 바람을 피운다고 착각하여 이유리를 학교에서 쫓아내고자 양미숙과 공조를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종철은 바람을 피운 적도 없고,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서종철이 본인을 사랑한다고 착각한 양미숙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내적인 성장을 이루며, 불완전한 모습을 이해하고 따듯하게 안아주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관객수는 저조했지만 각종 영화제의 찬사를 받다!

영화 '미스홍당무'는 각종 영화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2008년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부산평론가상, 디렉터스 컷 어워드,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신인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블랙코미디를 장르로 고아이면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지만 오히려 꿋꿋하게 이겨내고자 방어적으로 변한 한 여자의 독특하고 대담한 스토리텔링은 매니악한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만했습니다. 배우 공효진이 연기한 불완전한 인간 양미숙은 흠잡을 데 없는 코믹하고 복잡한 캐릭터의 감정을 잘 전달하여 평단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이 영화는 또한 이경미 감독의 데뷔작이었는데, 짝사랑, 질투, 그리고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주제를 탐구하는 성장 스토리에 대한 신선한 해석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사랑을 주는 것은 어려워하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관계의 어두운 면들을 파헤치는 대담한 접근은 비평가들과 대중들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극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 양미숙이라는 캐릭터는 자기가 좋아하지 자신을 돌아봐주지 않은 대상에 대한 집착을 독특하게 표현합니다. 일반적인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과는 동 떨어져 있는데 이 점이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신경질적이고 고운 말 한 번을 하지 않으며, 도대체 왜 그런 삽질만 하는 걸까 의문만 잔뜩 남기면서도 외로워 보여 마음이 쓰이는 것은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연기의 영향 때문일 것입니다. 독특하면서도 공감을 얻은 덕분인지 양미숙은 한국 영 최고의 여성캐릭터에서 항상 상위권에 랭킹 되어 있습니다.

좀처럼 한국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캐릭터 '양미숙'.

차별화된 코미디 영화인 미스홍당무는 청춘과 사랑, 자아발견의 진수를 담아내며 유쾌하고 공감 가는 한국의 블랙 코미디 영화입니다. 양미숙 역의 공효진의 우스꽝스럽지만 애처롭기도 하고 심지어 사랑스럽기까지 한 연기는 극의 유머와 관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최근 작 '비밀은 없다'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이경미 감독의 독특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은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미스홍당무는 틀에 박힌 이야기와 규범을 깨뜨리며, 새롭고 파격적인 주인공을 내세워 영화 팬들에게 다가갔습니다. 틀에 박힌 로맨스 코미디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호평을 받게 하는 주된 이유였는데, 전형적으로 예쁘고 착한 주인공들과 거리가 아주 먼 안면홍조의 고아인 주인공을 보아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 양미숙의 사회적으로 어색하고 충동적인 행동은 사회적 규범에 대한 도전이었고, 그녀의 불완전함은 매력적인 캐릭터의 탄생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돋보이는 서사 스타일은 자칫 비호감으로 치부될 캐릭터를 영리하게 그려내었고, 등장인물들의 엉뚱한 매력은 아직도 영화계에서 '미스 홍당무를'를 돋보이게 합니다. 비록 관객수는 저조했으나, 감독 이경미의 두터운 팬층을 만들게 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올드보이'로 유명한 박찬욱이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함께 카메오로도 출연하였습니다. 따뜻하고 변덕스러운 영화를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미스홍당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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