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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다시 뭉쳤다

나의 꿈이 우선인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이 우선일까?

샘 멘데스 감독의 2008년에 개봉한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1950년대 미국 중산층의 평범한 가족을 통해 인간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을 섬세히 묘사합니다.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는 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부부가 되어 이행해야 하는 사회적인 역할과 개인적으로 꿈꾸었던 야망 사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관객을 끌어 모았으며, 인상 깊은 주조연배우들의 연기는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를 적절하게 표현했습니다. 흔히 겉치레라고 불리는 외견은 안정적이고 행복해 보이더라도,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에서 비껴간 개인의 욕망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대중의 호응을 얻게 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20대를 지나, 가정을 꾸리고 생계를 유지해야 할 때 우리는 포기와 희생이라는 단어로 대체 돼버린 소중한 무엇인가를 하나둘씩 가지고 있을 겁니다.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신을 포함한 부양의 의무와 노동은 인생을 가시밭길로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영화 속 인물인 프랭크와 에이프릴도 한때는 열정적이고 야심적이었지만, 부모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갇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예술적인 성취에 대한 그들의 꿈은 교외 생활의 숨 막히는 일상에 의해 답답하고 단조로운 생활을 견뎌야 하는 것으로 바뀌고 맙니다. 두 배우가 열연한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부부는 젊었을 때부터 갖고 있었던 꿈과는 별개로 주어진 역할에 대한 기대를 부응하는 것에 대한 피로함과 절망감을 능숙하게 포착해서 관객들이 마주하게 만듭니다. 잊고 있었던 과거를 상기시키지만, 딱히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무기력한 상태로 무거운 공기만을 느끼게 만듭니다. 영화를 관람한 후 제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러운지 아니면 젊고 건강했던 시절의 꿈을 여전히 이루고 싶은지를요.

일상의 단조로움이 주는 공포감을 어떻게 몰아내야 하는가.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목적은 아무래도 일상에 갇힌 개인들의 조용한 절망을 보여주며 단조로운 생활이 가져다주는 좌절감의 공포를 상기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고 평범한 부부가 꾹꾹 숨겨두며 드러내지 않았던 이 본질은 어떤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폭발하듯이 발현됩니다. 여느 날과 다름없었던 평범한 하루, 에이프릴과 프랭크는 친구 부부의 약속으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합니다. 친구 부부는 밀리와 셰프로 술이 약해 금방 취해버린 밀리를 프랭크가 데려다주게 되고, 에이프릴은 셰프와 남은 식사를 하다가 춤도 함께 추게 됩니다. 에이프릴을 연모해 왔다는 셰프의 말에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 가족에게 헌신했던 그녀의 돌발적인 선택은 남편 프랭크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엄마에서 벗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을 원했습니다. 프랭크도 그녀의 희생을 알고 있었고, 마침 직장에서 인정도 못 받고 있었던 터라 에이프릴의 요구를 들어주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별다른 노력 없이 보고했던 자료가 사장의 눈에 띄면서 프랭크는 승진의 제안을 받게 되고, 파리로 떠날 생각에 들떠있었던 에이프릴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프랭크에게 큰 실망을 하고 맙니다. 더욱이 그는 이미 직장동료와 불륜을 저지르기도 했기에, 에이프릴의 좌절감은 영화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그녀는 셋째를 임신했음을 알게 됩니다. 반갑게 맞이하지 못한 생명을 안고서 자신의 몸을 해하게 되고, 결국 마지막을 맞이하게 됩니다.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한 에이프릴은 영화 내내 신경질적이며 예민하면서도 세심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상황이 주는 답답함과 남편의 행동들로 인해 그녀가 가졌던 희망은 점차 실망으로 그리고 절망감으로 바뀌어갑니다. 인생은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입니다. 목적 없는 삶은 어떤 것인지 채워지지 않은 욕망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하는지 영화는 보여줍니다. 관람 후에 생각해 본 단단하고도 빛이 나는 인생은 굳건히 견뎌낸 하루하루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타이타닉의 후광효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스 윈슬렛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주연 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으로 인해 타이타닉(1997년작) 후광 효과를 누렸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답게 수많은 영화팬들이 두 배우가 뭉친 것만으로도 기대를 했을 정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았지만, 최우수 여우 주연상을 받은 케이트 윈슬렛에 비해 디카프리오는 또다시 오스카상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하튼 두 배우가 뭉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특히 상업영화 흥행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되어 실제 마케팅이나 영화 표지도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팬들은 이들의 재회에 단순한 관심으로 영화에 보게 되었지만, 깊이 있는 울림과 무게감 있는 주제를 덤덤한 일상 속 익숙함으로부터 끌어냈다는 신선함에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타이타닉에서 애틋하고 이루어질 수 없었던 비극적인 사랑을 연기했던 두 배우가 반짝반짝 빛났던 젊은 시절 뜨겁게 사랑해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흔하디 흔한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은 어쩌면 오랜 팬들한테는 안타깝고 비극적인 커플의 미래가 이랬을 수도 있구나 하는 안도감을 선물해 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이 둘의 마지막도 행복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이 슬픈 부분이긴 합니다. 지칠 대로 지친 에이프릴이 감정 조절을 못해 프랭크에게 소리를 지른다거나,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일 때면 생기가 넘쳤던 타이타닉의 로즈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잭이 희생하여 로즈를 살렸듯, 에이프릴이 희생하여 프랭크를 내조하였으나 단단한 사랑의 결말이 아닌 후련한 얼굴로 세상을 등진 여자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하게 합니다. 그녀가 정말 행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정말 없었던 걸까요? 여운을 깊이 남기는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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