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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생존 서바이벌

화성에서 정말 감자 재배가 가능한 걸까?

SF영화 마니아인 제가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생긴 첫 번째 의문은 '사막과 같아 보이는 화성에서 정말 감자 재배가 가능한 걸까?'였습니다. 설마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을 테니, 육안으로도 볼 수 없는 우주 저 먼 곳에 있는 행성에서 지구의 채소인 감자를 재배할 수 있다면, 어느 먼 미래에는 식량 재배를 지구가 아닌 곳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실제로 알아보니, 화성에서의 감자재배는 과학적으로 실현 가능성에 근거를 두고 있었습니다. 영화의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는 레골리스(화성의 토양)를 매개체로 동료들이 남기고 간 배설물을 비료로 이용, 화학반응으로 얻어낸 물을 뿌려 씨앗을 틔우게 됩니다. 감자는 뿌리채소로 조각내어 땅에 심으면 수일이 지난 후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모래폭풍과 같은 건조한 기후로 보이는 곳에서 물을 얻는 과정은 서커스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와트니가 이용한 '에어로포닉스'라고 불리는 기술은 흙 없이 식물을 기르는 것으로, 식물에 영양분은 안개나 증기를 이용해 제공합니다. 혼자 화성에 남겨져 알고 있는 총지식을 동원해 간이 온실장을 만들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습니다. 화성의 토양 구성은 지구와 사뭇 다른데 질소와 유기물 같은 식물 성장에 필요한 특정한 요소들이 부족하거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는 인간의 배설물을 부족한 설정을 채우는데 이용합니다. 실제 화성의 극 쪽 지역에는 얼음으로 된 물이 있고, 지하에도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물을 추출하고 정화해 식물이 원하는 만큼 수분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얼음물을 구한다 하더라도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정화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광합성입니다. 인간도 햇빛이 필요하듯이 식물 생장의 필수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태양입니다. 화성은 지구에 비해 태양의 43%밖에 햇빛을 받지 못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효율적인 태양 전지판과 적절한 인공조명으로 식물 생장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빛뿐만이 아니라 온도, 습도, 이산화 탄소 수준 또한 '감자'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통제해 주어야 합니다. 와트니가 우연하게 '식물학자'였고, 생존을 위해 선택한 작물이 '감자'였으며, 영화는 그 과정을 단순화하고 극적으로 만들어 관객에게 탄성을 내게 만들었습니다만, 실제로는 화성의 가혹하고 극단적인 환경들인 방사선, 극한 차이를 보이는 온도를 현대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발전했고, 문제를 해결해 왔듯이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의 나사는 열심히 채소 재배를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꼭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 인간을 위해서 인류가 공동체로 헌신하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화성에서의 임무 중 갑자기 들이닥친 모래폭풍으로 팀원들로부터 낙오하게 된 마크 와트니(맷 데이번 분)의 생존 이야기가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지구와 달리 가혹한 기상이변과 얼마 남지 않은 생존 식량들, 혼자 고독하게 고립되어 죽음을 목전 앞에 두고 생존을 위해 달려야 했던 그의 의지는 한 인간의 존엄성과 불굴의 의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극 중 인물이 만들어 놓은 요새가 무너질까 봐 관객들도 숨죽이고 관람했고, 붉거나 건조한 갈색 밖에 없는 황량한 곳에서 녹색의 푸르름이 성공적으로 꽃 피울 수 있을지 기대하는 재미가 톡톡 했습니다. 좌절의 순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와트니의 여정은 영화 후반 부 비쩍 마른 몸과 덥수룩해진 관리 못한 수염, 푸석푸석한 피부와는 대조적으로 보이는 태도였습니다. 그는 화성에 혼자 남겨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절망하지 않고 탐사선이 되돌아올 일정을 확인하고, 그때까지 필요한 식량을 계산하며 기지 안에 있는 재고품을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은 어쩌면 인생은 극단적인 절망도 화려한 순간도 아닌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기발한 발생으로 지구와의 소통을 성공하게 되는 순간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아주 지루해 보이지만 조금의 변화를 눈치챈 나사 직원 역시 이미 죽었을 거라 생각한 존재의 생존은 강렬한 기쁨이면서 동시에 복잡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장면은 한 개인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필요로 할지에 대한 의문 때문일 겁니다. 대륙간의 이동도 아니고 행성 간의 이동, 하루이틀 걸리는 것이 아닌 500일이 넘어가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마크 와트니와 동거동락한 동료들에게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조차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요인이었습니다. 살 수 있다는 희망에서 자신을 죽음으로부터 내버려 둘 수 있을 수도 있는 지구로부터 온 회신에 와트니는 분노합니다. 소비될 에너지와 비용들 너머로 살아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는 어쩌면 전 인류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고작 한 인간일 수 있겠고, 비용과 목숨을 비교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희망을 보여주었고, 결국 온 인류가 연대해 귀한 생명을 살리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우주기술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신냉전체제

현대의 인류는 냉전을 넘어선 신냉전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불과 화약으로 전쟁을 한 시대를 건너 냉전과 탈냉전을 지나 2008년부터 우리는 신냉전이라는 개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이데올로기 성격이 강했던 1940년 내의 냉전과 달리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남오세티야 전쟁을 기준으로 세계 패권의 중심이었던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견제를 받기 시작한 시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우주 기술 발전이 있습니다. 인류가 우주왕복선은 물론 무중력상태에서 여러 가지 실험과 연구를 할 수 있게 된 현대에서 그 모든 활동은 각 나라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발전을 위한 인공위성은 미사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과거 아폴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발판 삼아 그보다 더 발전된 형태인 두 번째 미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선포하게 됩니다. 과거 달 탐사에서만 그치지 않고 기지를 만들어 연구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뿐만이 아닌 다른 강대국들이 가장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자 하는데, 그 위치에 따라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위치의 싸움은 곧 세계 패권을 누가 갖느냐의 문제로 불거질 것입니다. 구소련과 미국의 대결에서 이제 신흥강국인 중국은 급속한 우주 기술 발전을 이룩했으며 달의 기지를 세우는 계획 또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냉전은 중국과 미국의 양국이 전략적인 이점을 확보하고 달의 기지에서 지정학적인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우주에서 다시 마주친 세계 강국들은 국제적인 동맹이 필요하게 되었고, 협약 또한 체결하기에 이릅니다. 이런 동맹은 미국과 또는 중국과 우방인 나라들이 갈리는 형태가 되기도 하며, 미국은 NASA와 같은 조직을 통해 동맹국들과 오랜 협력관계를 구축해 기술, 연구, 지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강대국은 우주 기술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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