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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액트의 우피 골드버그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도 수녀성가대가 'I'll follow him'를 잔잔하게 부르다가, 점차 박자가 빨라지더니 이내 흥겨운 율동을 하며, 가수 못지않은 두 명의 유쾌한 수녀의 애드리브가 생각나는 영화 우피 골드버그의 '시스터 액트 1&2'를 소개한다. 해당 영화를 보지 않아도 그 노래하는 장면은 너무 유명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90년대의 패션과 사회상도 슬쩍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은 덤, 90년대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속편까지 연달아 제작하여 흥행에도 성공했다.

흑인 가수 들로리스, 성 캐더린 수녀원의 수녀가 되다!

92, 93년 본편과 속편이 연달아 개봉하면서 큰 인기를 얻은 우피 골드버그의 시스터 액트는 'I will follow him'과 'Oh happy day'를 유명곡으로 만들었고, 시스터 액트 3편 제작의 기대가 여전한 만큼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장르는 코미디 뮤지컬로 알려져 있으나, 노래는 성당의 성가대가 노래를 부를 때만 위주로 나옵니다. 코미디 흑인 배우 우피 골드버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저렴한 제작비와는 달리 그 해 흥행수익 8위에 달하는 2억 3천만 달러를 벌어들입니다. 개봉한 첫 주에는 다소 저조한 성적으로 출발했으나 빠른 입소문을 타며 그 뒤 10주 동안 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 들며 롱런파워를 보여줬으며, 1편의 흥행은 속편을 제작하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았는데 관객 33만 명을 돌파하면서 10위에 오르는 쾌거를 보여줍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수녀들이 대거 등장해 노래를 부른다는 비슷한 설정의 뮤지컬 '난센스'가 공연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초연이 90년대 초반이었고 영화 개봉 시기와 비슷했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로도 대단히 많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간혹 두 작품이 같은 것으로 혼동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난센스는 뮤지컬 고유의 창작물로 영화화된 적이 없고, 시스터액트는 영화가 원작이며 미국에서 뮤지컬로도 성공을 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종교와는 무관해 보이는 어느 클럽의 댄서이자 흑인 여가수인 들로리스가 범죄조직의 비밀을 알게 돼 버리고, 형사의 도움으로 도망친 곳이 할렘가의 성당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밤거리의 가수와 성당의 수녀라는 극단적으로 다른 두 개의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는 우피 골드버그는 특이한 외모로 90년대 코미디 영화에 종종 볼 수 있는 인물입니다. 적응이 안 되는 곳에서 불경스러운 단어와 수녀님들이 보실 때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은 웃음을 유발하며, 수녀원의 원장수녀로 분한 매기 스미스의 반가운 얼굴도 볼 수 있습니다. 매기 스미스는 90년대엔 시스터액트의 원장수녀님으로 2000년대엔 해리포터의 맥고나걸 교수님으로, 그 이후에는 미국드라마 다운튼 아비의 바이올렛 대부인으로 국내에서 많이 알려진 고전미의 대표 배우입니다. 이 둘이 부딪치며 갈등을 일으키다가도 들로리스의 유쾌함과 음악에 대한 열정은 불협화음으로 골칫덩어리인 성가대의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며 주변 할렘가의 주민들의 관심을 받기에 이릅니다. 흔한 코미디식 클리셰를 떠올릴 수 있지만 성경 설화인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과감한 도전도 엿 보이는데 지금부터 약 30년 전임에도 흔히 보이던 백인수녀가 아닌 흑인, 그것도 방탕한 생활을 해왔던 흑인여성을 주인공 수녀로 내세운 것에 있습니다. 이런 신선한 도전은 시스터 액트의 중요 포인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역주민들에게 문을 연 성당 그리고 신나는 춤과 함께하는 유쾌한 찬양!

1편의 줄거리는 밤무대 가수가 성당의 성가대원이 되어 많은 이들을 참회시키고 종교에 귀의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골자로 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유쾌했던 들로리스는 내연남인 마피아 두목의 살인현상을 두 눈으로 보게 되고 그에게서 도망치려고 하지만 그의 부하들에게 목숨을 위협받게 됩니다. 두목 반스를 기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수사 반장 에디는 들로리스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녀에게 검찰에서 증언을 해주면 안전한 곳에서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하게 됩니다. 안전가옥이라 예상했던 들로리스는 그곳이 성당이었고 본인은 클라렌스 수녀가 되어 강제로 금욕과 절체의 생활을 하게 됩니다. 자유로운 생활을 하던 그녀가 모든 것이 얽매여 있는 성당에서 적응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행동과 사용하는 말투, 새벽 5시부터 시작하는 생활은 그녀를 피곤하고도 지치게 만들었고 매번 원장수녀님을 실망스럽게 만드는 일을 만들었기 때문에, 바닥청소하기, 잡초 뽑기와 같은 벌을 받기도 합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는지 원장수녀님은 들로리스에게 수녀원의 성가대를 맡아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립니다. 반항도 해 보았지만 쫓겨날 수 없었던 들로리스는 성가대를 방문하고 놀랍도록 안 맞고 화음은 무슨 박자도 제각각인 성가대를 지켜보면서 꼬인 실타래를 하나씩 풀 듯 문제점을 해결해 나갑니다. 화려하고 격정적인 무대에서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들로리스는 지루한 찬양을 뮤지컬화 시키면서 파격적인 변신을 하게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성가대 수녀님들과 교감하는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감동을 불러일으키는데 항시 밝고 천진난만한 분위기 메이커 수녀 패트릭과 무척 소심해서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지만 성가대의 빠질 수 없는 애드리브를 보여주는 로버트수녀의 능력을 이끌어주는 들로리스의 모습은 시스터 액트 2에서 할렘가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더욱 빛이 나게 됩니다. 성가대의 지휘자로 변신한 들로리스는 지휘에 잘 따라주며 완벽하고도 흥이 넘치는 공연을 보여주는 수녀님들을 보며 기뻐하고, 얼떨결에 수녀원의 문이 열리게 되면서 신나는 춤과 파격적인 성가가 있는 곳에 지역 주민들이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듭니다. 폐쇄 직전, 아무도 찾지 않았던 성당이 신나는 성가대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눈치 빠른 신부님의 합세해 불량학생들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다시 감동을 받습니다. 사람들의 기피대상이었던 방황하는 어린 청소년들이 활짝 열린 성당으로 들어와 갱생의 기회를 얻게 되는 한편 성당이 그 지역의 탁아소 역할까지 이행하며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는 설정은 진실한 종교의 힘을 보여줍니다.

방황하는 아이들을 음악으로 위로하다.

본편의 사랑에 힘입어 연달아 제작된 시스터액트 2는 들로리스와 대립각에 있었던 원장수녀님의 간절한 요청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인기 있는 가수로 활동하는 그녀에게 당도하면서 벌어집니다.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녀는 가톨릭 미션스쿨인 성 프랜시스 고교로 돌아가 수녀가 되어 문제의 학생들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해당 학교는 운영상의 문제로 폐교 위험에 처해 있었는데, 특별한 성과가 없다면 문을 닫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할렘가와 다름없던 곳이 학교까지 없어지면 학생들은 교육의 기회도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놓이게 된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성 프랜시스 고교는 들로리스의 모교이기도 했습니다. 청렴과 금욕의 길을 걷는 수녀와 수도원들은 비행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이끄는데 한계를 느끼는 와중에 들로리스가 도움을 주러 나타났으니 그녀를 무척 반겼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들로리스도 학교를 포기하고 떠나려고 했지만 결국 폐교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마음을 단단히 고쳐먹습니다. 그녀가 맡은 반의 아이들이 음악적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합창단을 창설 그 유명한 'Oh happy day'를 부르게 합니다.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가스펠 합창 대회에 신청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할리우드까지 간 아이들은 결국 우승을 거머쥐게 됩니다. 1편에서 수녀의 성가대를 지휘했다면, 그녀들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격정의 사춘기 아이들을 지휘하는 설정의 들로리스의 고군분투는 아이들의 개인적인 서사까지 나오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부모와 마찰이 있거나, 불행한 환경 속에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은 왜 수녀와 수도원들이 그렇게 학교를 지키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극 중 리타역으로 분한 로린 힐과 마거릿 역의 제니퍼 러브 휴잇은 해당 작품으로 큰 인기를 얻어 각자 가수와 배우의 길로 들어서고 큰 성공을 이룩했습니다. 로린 힐은 국내가수 윤미래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유명하며 제니퍼 러브 휴잇은 if only 영화로 더 큰 유명세를 얻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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