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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헝거게임의 시리즈 물 중 하나인 캣칭파이어가 여성 액션이 메인이 되는 영화로써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게 만든 발판을 만든 판엠의 불꽃편의 리뷰 글입니다. 여자주인공의 서사가 주요 이야기의 핵심이 되고 잘난 남자주인공들이 그녀를 보좌하여 극을 이끌어간 파격적인 영화로 주변의 우려와 달리 그 상업적인 성과도 월등했습니다. 기존의 여성 프레임을 깨고 본인의 목표를 갖고 끝까지 여자주인공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헝거게임을 적극 추천합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을 담은 SF판타지 영화
영화 헝거게임은 모종의 이유로 멸망해 버린 미국에 독재국가 판엠이 건설되면서 지배계층 캐피톨과 피지배계층인 13 구역이 존재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약탈을 일삼는 캐피톨에 대항하여 13 개의 구역의 주민들이 봉기하여 반란을 일으키지만, 압도적인 열세에 숙청당하며 13 구역은 아예 소멸이 되어버립니다. 또 다른 반란을 잠재우기 위해 캐피톨의 유흥거리로 1 구역부터 12 구역까지 어린 소년소녀들을 헝거게임으로 몰아넣습니다. 매년 진행되는 헝거게임에 각 구역의 12세~18세의 아이들의 추첨식으로 뽑히며, 이름이 적힌 종이 한 장당 한 사람이 겨우 먹고살 수 있는 곡물과 기름을 제공받는 탓에 가장 가난한 집안의 소년소녀들이 헝거게임 참가자로 뽑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같은 피지배계층이라도 구역 내의 경제 사정에 따라 확률이 첨예하게 갈리며, 사정이 좋은 집안의 아이가 뽑히는 경우는 적고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그 구역의 조공인으로 뽑히는 격이었습니다. 이는 캐피톨의 전략으로 주민의 불평불만이 캐피톨이 아닌 구역 내 주민으로 향하도록 한 장치였습니다. 주인공 캣니스는 12 구역의 조공인으로 뽑힌 어린 동생을 대신해 헝거게임이 여자조공인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미 본인의 이름으로 20장을 넣어놓은 상황이었지만, 1장밖에 안 넣은 동생의 이름이 거론되자 어린 동생이 죽을 것이 확실하기에 대신 자원하게 됩니다. 이 같은 희생에 게임계획자들은 찬사의 박수를 보내라고 하지만, 12 구역의 주민들은 세 손가락 경례를 대신하는 것으로 캣니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한편 남자 조공인으로는 피타가 뽑히게 되는데, 과거 그는 아사로 죽어가던 캣니스에게 탄빵을 던져준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살아냈던 캣니스는 본인이 아닌 다른 구역의 조공인이 그를 죽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주민들의 인사를 받고, 살아서 돌아오란 동생의 부탁을 곱씹으며 캐피톨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그들을 관리해 주러 온 헤이 미치는 시종일관 취한 모습으로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나,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닌 우승하기 위해 헝거게임에 참여한다는 그 둘의 모습에 가능성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주기 시작합니다. 캐피톨에 도착한 둘은 연례행사인 헝거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각종 무술 훈련과 토크쇼 그리고 오프닝 무대에 나서게 됩니다. 천재 디자이너 시나는 12 구역의 상징인 석탄과 광부에서 영감을 얻어 석탄이 피워내는 불꽃으로 캣니스에겐 드레스를 피타에겐 턱시도를 입혀 내보냅니다. 오직 살아남은 한 사람만이 우승자가 되는 잔인한 헝거게임이 마치 축제라도 되는 듯이 화려한 출전식과 게임 캐릭터 소개와 같은 토크쇼로 인지도를 올리는 점등은 고대 검투사시합을 연상케 합니다. 아무런 희생이 없는 캐피톨 시민들에게는 유흥거리일지라도 강제적으로 시청하며 거주하는 구역 내 어린 소년소녀들이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12개 구역의 주민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잔인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모티브가 된 국가들 그리고 실제 역사
총 3권의 시리즈와 한권의 프리퀄이 원작인 헝거게임의 시작을 알린 1부의 부제는 판엠의 불꽃입니다. 판엠(Pan-AM)은 빵이란 단어와 아메리카의 앞 이니셜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빵은 한 국가가 시민들을 철저히 통제하며 가학적인 경기를 하는 것을 비유하는 빵과 서커스에서 차용한 단어라고 합니다. 시민들을 통제하는 국가는 공산주의와 독재국가일 것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재까지도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북한도 원작의 모티브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배계층인 캐피톨이 다른 구역들을 무지막지하게 약탈하고 체제 유지를 위해 어린 소년소녀들을 뽑아 헝거게임이 밀어 넣고 즐긴다는 설정은 전체주의의 국가를 생각나게 만듭니다. 체제를 유지하는 장치로 시민들의 세뇌교육은 학교가 담당하는 역할일 것입니다. 12개 구역의 주민들은 초-중-고의 교육을 거치게 되는데, 초등학교의 약 10%의 수재만에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캐피톨의 신임을 받은 부유한 구역에 중등교육이 자리 잡고 있으며, 가난한 구역의 인재들은 부유한 구역으로 유학을 가야 합니다. 초등학교인 경우 모든 주민이 필수로 이수를 해야 하는데 착취를 위한 교육을 위주로 진행되며, 모든 과정은 캐피톨의 입맛에 맞게 제작되었습니다.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들을 수 있는 고등학교는 단 한 곳에 존재하게 되는데, 중등 교육 이수자의 5%만이 입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학업성취를 보인다 하더라도 5%의 수재들은 본인이 출생한 지역의 초등학교 선생이 되거나 중위 공직자 또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 최선이 됩니다. 출생구역을 벗어날 수 없는 원천봉쇄된 세상은 판엠국가 체제에 순응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실제로 19-20세기에 자행된 제국국가로 인한 식민지의 교육체계와 동일합니다. 모티브가 된 북한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종합대학을 졸업했다 하더라도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출신성분이 좋아야 한다고 합니다.
현실에서도 저항의 표식이 된 세 손가락 경례
극 중에서 캣니스가 어린 동생을 대신해 헝거게임을 자원하였을 때 12 구역의 주민들은 그녀에게 세 손가락 경례를 합니다. 과거 반란으로 인해 13 구역이 캐피톨로부터 멸망했을 때, 그들을 기리는 행동으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항의 상징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판엠에서 강력하게 막아보지만 시리즈가 더해질수록 이 경례는 더 힘을 얻게 됩니다. 캣니스의 어린 동생 프림과 동갑인 다른 구역의 루가 결국 죽임을 맞이하게 되면서, 슬퍼하는 캣니스는 카메라를 향해 세 손가락 경례를 하게 됩니다. 어린 조공인의 죽음은 주민들의 분노를 샀고, 캣니스의 제스처는 그들 가슴 깊숙이 자리 잡은 저항을 이끌어 내게 합니다. 사실 현실에서도 사용하는 이 경례는 보이스카우트가 뿌리입니다. 일반적인 경례와 달리 검지, 중지, 약지만을 사용하며 하느님과 나라를 위한 의무를, 항상 타인을 도우며 스카우트의 규율을 지킨다는 3가지 서약을 표시하고 전 세계 모든 스카우트가 한 가족임을 의미합니다. 헝거게임에서는 저항의 장치로 사용되는데, 실제 현실에서도 태국과 미얀마의 민주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을 의미하며 두 개의 나라에서 민주화 운동 시 심벌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으며 젊은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군부독재정권에 대항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태국에서는 왕실에 대한 저항으로 왕족이 탄 이동수단에 세 손가락 경례를 하게 되면 경찰에 끌려간다고도 합니다. 한편 아웅산수치 여사는 UN총회 연설 때 쿠데타를 비판하며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면서 세 손가락 경례를 했습니다. 이로써 미얀마 군부에 대항하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며, 미얀마 군부는 이 사건 이후로 새로운 대사를 임명하기에 이릅니다. 이는 과거 한국의 독립을 위해 선조들께서 보여주신 헤이그 밀사사건을 연상케 했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독재는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인류를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모든 인류가 민주주의 안에서 자유롭고 행복한 일상을 맞이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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