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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배우이다. 그런 그녀가 10년간 분했던 나탈리 로마노프는 전 세계 팬들을 한번 더 매료시켰다. 원탑 주연물을 찍어도 흥행에 성공했을 그녀의 솔로무비가 드디어 제작된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보냈던 수많은 팬들 중에 내가 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을까. 온전히 블랙 위도우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다음 대의 새로운 캐릭터 소개를 위해 소비가 된 영화란 혹평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블랙위도우, 나탈리 로마노프, 사랑하는 그녀를 만나보자.
쉴드 요원이자 어벤저스로서 활약상이 도드라졌던 여성 히어로 대 서사시
러시아가 소련이었던 1984년의 어느 날 나타샤가 태어납니다. 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누구로부터 태어났는지 생일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습니다. 단지 그녀가 청소년기를 소련 정보국인 KGB 레드룸에서 보냈다는 것, 그리고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만드는 불임 수술이 레드룸의 졸업식이었기에 나타샤는 조국인 소련을 버리고 닉 퓨리와 접선하게 된다는 것이 영화적 설정입니다. 그리고 코드명 블랙 위도우로 쉴드에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레드룸에서는 누군가를 죽이고 음해하는 스파이로서 활동했다면 쉴드에서는 인류를 위해 헌신하게 되는데 이는 레드룸에서 활동당시 갖고 있었던 죄책감을 털어버리기 위한 선택으로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녀는 쉴드에서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며 결과 또한 탁월하지만, 그녀보다 후에 합류하는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처럼 수면 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닌 아래에서 활동하며 비밀스럽게 움직였습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캐릭터에 비해 비중이 작은 것 같아 마블 팬으로서 참 아쉽습니다. 실드 요원으로서 그녀는 전 세계를 누비며 많은 미션을 수행합니다. 한 핵물리학자를 탈출시키는 임무가 주어졌을 땐 윈터솔저의 방해로 실패했으며, 그가 쏜 총을 배에 맞아 부상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 후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를 감시하며 초인들을 한데 모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아이언맨의 질문 하나로 그가 몸에 이상이 있음을 캐치한 후 치료하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외계인인 로키가 지구를 침략하여 공격을 당하게 되자 이에 닉퓨리는 가장 위험한 인물인 헐크의 브루스 박사를 영입하고자 나타샤를 보냅니다. 성공적으로 영입에 성공한 그녀는 로키의 진짜 계획을 알아내기도 하거니와 우주의 침략자들이 지구에 넘어오지 못하게 포탈을 막아낸 것도 나타샤였습니다. 비록 다른 어벤저스들이 같은 임무를 이행할 때에도 나타샤만이 비밀 미션을 받아 수행할 만큼 베일에 쌓이기도 하였으나, 닉 퓨리가 쉴드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위협에 처하자 나타샤는 제 손으로 쉴드 조직을 해제시켜 버립니다. 이제 쉴드가 아닌 어벤저스로 완전히 합류하게 된 그녀는 동료들의 신임을 얻으며 가족과 같은 관계로 지내게 됩니다. 스코비아 협정으로 인한 갈등으로 와해되었을 때에도 타노스의 침공이 있었던 인피니티 워에서 엔드게임까지, 어벤저스 멤버들을 많이 아끼고 사랑했고 마지막엔 호크아이 대신 목숨을 내놓아 결국 동료들을 구해내고 말았던 그녀의 서사는 블랙 위도우가 마지막이란 것에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나타샤 로마노프, MCU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에 헌정하는 솔로 무비
블랙위도우는 마블 유니버스의 페이즈 4의 네번 째 작품이며 아이언맨 2 이후 11년 만에 나오는 솔로 영화입니다. 참 아쉽게도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로 등장하는 마지막 영화이며, 시기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직후의 시간대를 담고 있습니다. 여자 히어로서는 캡틴 마블 이후 두 번 째이며, 국내 마블 팬들 사이에서는 너무 늦은 제작 결정이 아쉽다는 평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라 매우 인기가 많은데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배우 자체가 갖는 영향력 또한 이미 어벤저스 1편 시기 때 주연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 수 있을 만큼의 인지도와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기적으로 아쉬운 것은 MCU가 흥하기 시작한 초기 단독 여성 히어로물이 익숙하지 않았음에 있습니다. 소련군에 납치되어 강제로 훈련받고 레드룸에서 신체 개조까지 당한 설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성 학대의 테마와 미투운동을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캐릭터의 인기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국내에서 개봉 8일 전 시작한 사전 예매량에서 6만 장을 기록하며 관객 30만 명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는 코로나 이후 역대 성적이었습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도 누적관객 300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에 랭크되기도 합니다. 극장 수입뿐만이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와의 연계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본래 기대치는 10억 달러였지만 4~5억 달러의 추정 수익률로 보아 기대치보다는 낮았던 것은 코로나의 영향과 중국에서의 미개봉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익배분에 대해선 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 플러스를 고소하기도 했는데,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디즈니 플러스에서 론칭을 했으며 이로 인해 수익에 안 좋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주 요인이었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10년 동안 헌신해 온 캐릭터의 마지막장을 새로운 캐릭터인 엘레나를 소개하는 것에 할애하고, 어벤저스 1편부터 뿌렸던 부다페스트 작전을 단지 몇 줄의 언급으로 끝내버리며, 마지막 나타샤의 묘에서조차 코믹스러운 상황을 연출한 제작진에게 실망을 한 상황이었는데 배우의 수익배분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것에 배우에 대한 제대로 된 예우조차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납치당한 레드룸의 아이들을 구출하다
블랙 위도우의 주요 테마는 납치된 어린 여자아이들을 구출해 내어, 더 이상 위험한 상황에 처해지는 것을 막는 것에 있습니다. 95년 미국 오하이오 주, 어린 자매인 나타샤와 옐례나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장면을 시작으로 블랙 위도우의 막이 열립니다. 저녁이 되어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려 할 때, 아버지 알렉세이가 1시간 안으로 떠아야 한다며 가족에게 탈출을 종용합니다. 가족이 된 어벤저스를 목숨처럼 아꼈던 나타샤답게, 진짜 가족이라고 믿었던 어머니 멜리나와 동생 예레나 그리고 알렉세이와 찍은 가족사진 첩을 들고 도망치려 하는 모습은 대의를 위해 희생만 한 캐릭터의 가슴 아픈 서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가족은 숨겨 놓은 지 오래된 고철과 다름없는 비행기를 타고자 하고, 방해하는 세력이 있었지만 결국 탈출에 성공합니다. 도착지인 쿠바에 당도하자 레드룸의 드레이코프 장군이 가족을 맞이합니다. 탈출하면서 총에 맞은 멜리나는 응급처치를 받고 알랙세이는 미션을 완수했음을 암시하며, 나타샤와 엘레나는 마취제로 기절당한 채 납치당하고 맙니다. 컨테이너에서 눈을 뜬 자매는 군인들로 인해 헤어지게 되며, 레드룸에서 신체 개조와 훈련을 받은 냉철한 스파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레드룸에서 훈련받은 소련의 아이들은 세계 곳곳 분쟁 지역에 개입하거나 거물급 인사들을 암살하는데 동원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핍박하고 학대하는 조직을 와해시키고자 드레이코프를 암살하려던 나타샤는 그의 딸마저 희생시키게 되고 이는 그녀의 죄책감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엘레나를 만나게 되고, 훈련받은 아이들의 각성을 깨어 구출하고자 자매는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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